대행사 세 곳에서 받은 견적서를 나란히 놓으면 금액이 두 배 가까이 벌어지는 경우가 흔합니다. 항목 이름은 모두 '월 마케팅 관리'로 비슷한데 숫자만 다릅니다. 이때 가장 싼 곳을 고르면 3개월쯤 뒤에 "그건 별도 견적입니다"라는 답을 반복해서 듣게 됩니다.
견적서의 금액은 서비스의 가격이 아니라, 그 회사가 무엇을 포함시켰는지를 보여주는 요약입니다.
같은 단어가 회사마다 다른 일을 가리킵니다
'블로그 운영'이라는 한 줄에는 최소 네 가지 일이 들어 있습니다. 어떤 주제를 쓸지 정하는 일, 원고를 쓰는 일, 사진을 마련하는 일, 발행하고 유입을 확인하는 일입니다. 어떤 회사는 네 가지를 모두 하고, 어떤 회사는 업체가 보내준 자료를 편집해 올리는 것까지만 합니다. 두 경우의 원가가 같을 수 없는데 견적서에는 같은 이름으로 적힙니다.
'광고 운영'도 마찬가지입니다. 광고비가 견적 금액에 포함된 것인지, 별도인지, 수수료율이 몇 퍼센트인지가 표시되지 않은 견적서는 비교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계약 전에 물어볼 여섯 가지
업종과 규모에 관계없이 아래 여섯 가지는 계약서에 적히기 전에 확인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 원고를 누가 씁니까. 업체가 초안을 주는 방식이면 매달 그만큼의 시간이 내부에서 나가야 합니다.
- 사진과 영상은 포함입니까. 촬영 횟수와 사용 범위를 함께 정합니다.
- 광고비와 대행 수수료가 구분돼 있습니까. 합산 금액만 적힌 견적은 나중에 예산 조정이 어렵습니다.
- 광고 계정과 플레이스 계정은 누구 명의입니까. 이 항목이 가장 자주 문제를 만듭니다.
- 보고는 어떤 주기와 형식입니까. 노출수만 나열된 보고서인지, 문의 건수까지 다루는지 미리 확인합니다.
- 계약이 끝나면 무엇이 남습니까. 콘텐츠, 사진 원본, 데이터 접근 권한의 인계 범위를 정해 둡니다.
계정 소유권은 금액보다 중요합니다
광고 계정이나 플레이스 관리 권한을 대행사 명의로 개설하면, 대행사를 바꾸는 순간 그동안 쌓인 데이터와 이력이 함께 사라질 수 있습니다. 새 대행사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게 되고, 그 비용은 결국 광고주가 부담합니다. 계정은 사업자 명의로 만들고 관리 권한만 위임하는 방식이 안전합니다. 이미 대행사 명의로 되어 있다면 계약 갱신 시점에 이관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규모에 따라 봐야 할 곳이 다릅니다
1인 사업자나 소규모 매장이라면 실무를 누가 하느냐가 가장 중요합니다. 전략 문서를 잘 만드는 곳보다 매달 실제로 글을 쓰고 사진을 정리해 주는 곳이 맞습니다. 담당자가 몇 개 업체를 동시에 맡는지 물어보면 실제 투입 시간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지점이 여러 곳이거나 진료·시술 항목이 많은 경우라면 반대입니다. 지점별로 정보가 어긋나지 않게 관리하는 체계와, 항목마다 페이지를 어떻게 나눌지 설계하는 능력이 더 중요합니다. 이 경우 콘텐츠 수보다 구조를 다룬 경험을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범위를 좁게 시작해도 됩니다
처음부터 모든 채널을 맡길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 가장 급한 한두 가지를 정해 3개월 정도 함께 해보고 판단하는 편이 위험이 적습니다. 검색 유입이 아예 없다면 콘텐츠부터, 매장 방문이 목표라면 플레이스 정보부터, 당장 문의가 필요하다면 검색광고부터 시작하는 식입니다. 어떤 채널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채널별 역할을 나누는 방법에서 정리했습니다.
확인해 볼 항목
- 견적서에 광고비와 수수료가 따로 적혀 있는가
- 원고·촬영의 담당 주체가 문서에 명시돼 있는가
- 광고·플레이스 계정이 사업자 명의인가
- 보고서에 문의 건수를 확인할 수 있는 항목이 있는가
- 계약 종료 시 인계 범위가 정해져 있는가
금액이 낮은 견적이 나쁜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 금액으로 무엇이 오는지 알고 선택해야 3개월 뒤에 같은 대화를 반복하지 않습니다.